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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제94주년 점자의 날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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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점자도서관 (1.♡.149.135) 댓글 0건 조회 570회 작성일 20-11-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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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여동 울산시 점자도서관장

또 하나의 한글, 훈맹정음

'점자의 날'은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한글 점자 '훈맹정음'은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로, 일제강점기 시대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를 통해 글자를 익히도록 한 고유 문자체계이다.
 
일제 강점기 제생원 맹아부 교사였던 박두성 선생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모국어를 가르치지 않으면 이중의 불구가 될 터 한국말 점자가 있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는 문제다" 라며 1923년 조선어점자연구회를 조직해 우리말 점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훈민정음의 제자원리에 입각해 자음과 모음을 모아쓰고, 모음은 가획의 원리를 반영한 '훈맹정음'을 완성했다.
 
박두성 선생이 창제한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들의 빛이 돼 세상의 지식을 전달하는 문자로 사용되고 있다.
 
훈맹정음이 만들어짐으로써 시각장애인은 비로소 자신의 뜻과 의지, 지식을 담을 수 있는 도구를 가지게 된 것이다. 더 깊은 지혜와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익히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시에도 2006년 도서관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설립된 '울산광역시점자도서관'이 있고 시각장애인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그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를 자체 제작 및 배포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 전용 전자도서관을 운영해 전국 시각장애인의 지식과 배움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문화행사, 지역작가 초청 강연회, 인문학 강좌 및 독서 프로그램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자도서관의 공간 협소로(143.46㎡)로 열람실 공간이 전무하며 녹음도서 제작을 위한 자원봉사가 활동 공간도 없으며 장서 증가로 인한 서가 공간 부족 등 도서관 업무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또한 울산의 시각장애인은 도서관 개관 당시 2,400여명에서 20년 현재 4,800여명으로 108% 증가해 이용자 역시 많이 증가했다.
 
타 광역시와 비교해 우리시 점자도서관의 규모가 많이 작아 광역시 위상에 맞는 점자도서관 이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점자도서관 이전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점자·녹음도서 제작과정 견학, 체험활동 등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현장교육의 기회 제공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올해는 훈맹정음이 반포된 지 94주년을 맞이한다.
 
울산광역시점자도서관은 11월 4일 훈맹정음이 창제된 날을 기억하며 '점자의 날 기념식 및 점자 백일장'을 매년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하고, 점자 백일장 사업의 일환으로 '시각장애인 코로나19 극복 슬로건 공모전'을 비대면으로 실시한다.
 
비장애인들에게 점자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고 점자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각장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아울러 울산시에서도 울산광역시점자도서관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많은 시민들이 점자를 이해하고 시각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는 터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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