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도서관, 지식정보의 나침반이 되어주세요 > 공지 사항 울산광역시점자도서관

      점자도서관, 지식정보의 나침반이 되어주세요

    점자도서관 이전, 더 큰 세상을 여는 희망입니다

    이야기 58

  동쪽에는 독도
  서쪽에는 백령도
  남쪽에는 마라도
  북쪽에는 백두산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다, 하늘, 땅의 길라잡이
  나침반이 고장 나면
  바닷길도 자유롭지 못하고
  땅의 번지수도 불분명
  하늘 또한 어느 위치에
  항구에는 뱃고동을 울리며 떠나는데
  활주로에는 비행기가 하늘을 향해 이륙하고
  땅에는 바퀴달린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바다에는 물고기가 아름다움으로 수영하고
  땅에는 인간들이 욕심 차리기를 멈추지 않고
  하늘에는 새들이 멀리 날기 위해 날갯짓을 하고

  종로로 갈까요. 명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떠날까요.
  많은 사람 오고가는 을지로에서
  떠나버린 그 사람을 찾고 있어요.
  아. 이쪽저쪽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 -설운도의 나침반 중에서-

  ...
  언제나
  떨리는 호흡으로 가리키는 곳엔
  당신이 서있다
  -이훈식의 나침반 중에서-

  점자책 있나요
  음성 책을 볼 까요
  또 다른 전자책을 열어볼까.
  시각장애인 오고가는 점자도서관
  아 지식정보 어디가고
  없는 타령만
  지식은 누구에게도 고루 주어져야지
  선택적, 선별적으로 주어진다면
  참으로 좋은 세상이 될 수 없겠지
  나는 소설이 필요한데 사전만 읽으라고 하고
  독자는 역사책을 원하는데 외국어 책만 보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나에게 나침반은 점자책을 가리키는데 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이 볼 수 없는 묵자 책만 가리키네.
  도서관에는 서가에 책이 꽂혀있고 정보는 갈수록 넘치는데 나에게는 정보의 나침반이 길을 가리키지 못하고 헤매며 갈 곳이 없네.
  지혜의 보석이 가득 채워 있는데 정보접근이 안되어 문을 열지 못하고 나침반은 고장 났는지 엉뚱한 곳을 가리키네.
  희망도 꿈도 행복도 가리키지 못하고 나쁨, 절망, 불행을 나침반이 오라고 손짓하니 무기력 증만 남아있네.
  나는 오늘도 나그네처럼 정처 없이 정보를 찾겠다고 외치는데 길라잡이는 언제 다가와 제자리에 위치할까. 나침반에게 물어본다.

  2017년 9월 27일 울산광역시점자도서관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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